심리학

노인분들이 다단계에 특히 잘 속는 이유

꾸준갑 2013. 1. 12. 20:55

출처 : http://blog.naver.com/thecircle/80062804599



노인분들이 다단계에 속는 뇌의학적 이유

 

옛말에 "물이 차츰차츰 배어 스며드는 참언과 피부에 와 닿을 듯한 하소연에도 혹하지 않는다면 총명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논어)는 말이 있습니다.
노인분들뿐만 아니라 사실은 젊은 사람들도 다단계의 망에 걸리지 않기란 쉽지 않습니다.

뇌의학의 관점에서 말씀을 드리면, 뒤쪽뇌는 정보를 저장하는 기능을 한다면 앞쪽뇌는 정보를 가공하고 판단하고 계획하는 일을 합니다.

앞쪽뇌는 성인이 되면서 생기는 기능으로서 가장 뒤늦게 발달하지만 가장 먼저 죽습니다.

어릴 적 성룡과 이소룡, 이연걸의 영화를 좋아했었는데 무술영화가 끝나면 항상 집에서 무술흉내를 내고 전쟁영화가 끝나면 전쟁놀이를 했습니다. 그것은 어릴 적의 행동 결정이 뒤쪽뇌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면 어린애로 변한다는 것도 위와 같은 이치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어릴 적은 앞쪽뇌가 발달되지 않은 상황이었고, 나이가 들 적은 앞쪽뇌가 노쇠한 상황이므로 주로 뒤쪽뇌의 반응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 앞쪽뇌가 정상일 때(위)와 훼손됐을 때의 비교도입니다.  두 사람에게는 전혀 다른 세상에 살게 됩니다.

 

 

상조 광고에 노인들이 잘 나오는 이유

 

이제 슬슬 다단계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앞쪽뇌가 활성화돼 있다면 다단계의 수법과 사기 수법을 판별해낼 수 있습니다. 높은 이익을 취하게 해주겠다거나 온갖 이익을 나눠주겠다는 정보를 뒤쪽뇌가 모아 오면 앞쪽 뇌는 그 중에서 현실성 없는 것이나 거짓을 판별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요즘 TV에서 엄청나게 많이 보이는 많이 하고 있는 '상조 광고'를 본다고 칩시다. 죽은 후에 자식들에게 걱정을 끼치는 상황에 대해서 처음에는 공감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이 죽고 나서 그의 후손들이 장례를 지내고 여러 가지 유지를 정리하는 일은 단지 '비용'의 관점으로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얼마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아버지의 일을 챙기면서 식구들과 못 나눴던 이야기, 특히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장례 일을 챙기면서 아버지에 관한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들어가는 비용 부분에 대해서 걱정이 들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우리 사회는 어려운 일을 나누는 상부상조의 미덕이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아닙니다. 하지만 상조 서비스에 가입해서 돈을 적립한다면 사람들끼리 나누어야 할 것들이 상조회사에게 모두 돌아가므로 그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죠.

 

상조광고는 매우 철저한 타겟팅을 하고 있습니다. 연로한 노인이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식들에 대한 부담을 이야기합니다. 자식은 그런 생각을 하지도 않는데요. 그것은 상조광고가 노인들의 훼손된 앞쪽뇌에 베팅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사기꾼들이나 다단계 업자들은 사람들의 상황과 처지를 교묘히 이용합니다. 대학 신입생들을 상대로 영어교재 다단계를 하는 사람들은 상황판단 안 되는 대학 새내기의 마음에 '영어공부'라는 절박함을 이용해서 접근하며, 위에 말씀드린 상조광고는 자식들에게 물려줄 것 없이 장례부담만 물려주지 않을까 하는 노부모의 여리고 약한 마음을 공략합니다.

 

 

뇌가 미처 다 할 수 없는 것들

 

전두엽 치매가 아니더라도 부모님의 앞쪽뇌는 서서히 쇠약해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상황판단이 잘못될 수 있는 확률은 점점 높아집니다.

부모님의 앞쪽뇌를 짧은 시간에 강화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물론 노인들이 앞쪽뇌를 강화하는 방법은 <앞쪽형 인간>(허원미디어)에 소개하고 있기는 하지만 근본적인 방법은 아닐 것입니다.

부모님과의 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죠. 부모님이 상조광고를 보면서 공감을 하고 있다면 부모님을 안심시켜 드리세요. 평생 받고만 자란 것을 갚을 기회를 상조회사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은 것이 자식의 마음이라고 말씀해 드리세요.

 

부모님이 다단계에 내몰린다는 것은 외롭고 고단한 처지에 있기 때문입니다. 자식의 무관심이 큰 원인입니다.

다단계에서 상품을 팔면서 은근히 친한 척해오고 그러면서 더 많은 상품을 팔지만 노부모가 그렇게 당해놓고도 유감이 없는 것은 다단계 업자와 대화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부모님이 다단계에 발을 들여놓거나 다단계 상품에 피해를 보는 상황은 부모님의 앞쪽뇌에 대한 적신호이며, 자식이 무관심한 데 대한 적신호입니다. 뇌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그야말로 작은 부분에 불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