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규 최후 진술 전문 및 육성
김재규 1심 군법재판 최후진술 전문 (1979년 12월 18일)
최후진술의 기회를 주어 감사합니다. 목이 잠겨 말이 안나오나 끝까지 말하겠습니다.
금번 본인은 내란죄로 기소되어 재판 받고 있습니다. 합법적인 민주당 정권은 5.16 군사혁명에 의하여 밀려났습니다. 10월 유신은 자유민주주의를 말살한 또 한 차례의 혁명이었습니다. 금번 10.26 혁명은 이 나라 건국 이념이요, 국시인 자유민주주의 회복을 위하여 혁명한 것입니다. 자유민주주의는 우리가 6.26를 통하여 수난을 겪으면서 많은 사람의 생명을 바쳐지켜 온 것입니다. 이 혁명이 어찌하여 내란죄로 심판 받느냐, 자유민주주의는 남녀노소 3,700만 우리 국민이 갈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인 것입니다.
또한 10.26 혁명은 순수하고 깨끗한 것입니다. 집권욕이나 사리사욕이 있는 게 아닙니다. 오로지 자유민주주의 회복을 위해서 입니다. 10.26 혁명의 ㄱ려과 자유민주주의 회복은 보장되었습ㄴ다ㅣ. 최대통령도 대행으로 있을때 공약하지 않았습니까? 최대통령은 현 임기를 마치지 않고 도중에서 그만둔다고 하였는데, 이는 과도 정부를 의미하는 것이고 그 과도는 자유민주주의로 이행하는 과도가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10.26 혁명은 완전히 달성되었습니다. 10.26 혁명이 없었던들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었으며 꿈이라도 꿀 수 있는 일입니까? 이 또한 혁명의 성공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10.26 혁명은 5.16혁명이나 10월 유신에 비하면 정정당당한 것입니다. 10.26 혁명은 서슬이 시퍼렇고 막강한 유신체제를 정면에서 도전하여 타파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역사상 가장 정정당당한 혁명입니다. 우혈혁명이 혁명으로는 가장 바람직한 것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무혈이 안될 때는 최소한의 희생이 따르고 최소한의 희생이 불가피한 것입니다. 박대통령은 민주회복과 그 자신의 희생은 숙명적으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어 그 희생 없이는 민주회복이 안됩니다.
박대통령을 잃는 것은 매우 가슴 아픈 일이고 마음 아픔을 비할 데가 없습니다. 그러나 유신 이후 7년이 경과되었고 영구집권이 보장되는 한 최소한 20년 내지 25년에는 자유민주회복이 안됩니다. 마음이 아프지만 국민들의 희생을 막기 위하여 이 혁명은 필연성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들 모두 감상적이고 감정이 몹시 앞서 있기 때문에 사리 판단에 있어서 지나치게 판단하기 쉽습니다. 나에 대한 내란죄 심판도 그런 까닭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감상이나 감정에 사로잡히지 말고 정치 현실은 현실대로 감상은 감상으로 엄연하게 구별해야 합니다. 우리는 때나 경우를 잘 가리기 위하여 판례를 중히 여긴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난 앞으로 내 스스로가 내 생명을 구걸하거나 구걸하기 위하여 최후진술을 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대장부로 태어나서 내가 갈 수 있는 명분을 찾은 것을 고맙게 생각하고 나는 죽어서도 영생할 수 있기 때문에 생명을 구걸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10.26 혁명의 이념과 정신, 성공을 뚜렷이 하기 위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법이 허용하는 한 나는 투쟁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5.16혁명, 10월 유신이 부당한 것이 아니라면 10.26 혁명도 정당한 것입니다. 10.26 혁명이 범법이라면 의미없는 혁명이 되고 맙니다.
우리 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건국 이념이고 국시입니다. 전체 국민이 수난당하며 지켜 왔던 것입니다. 무슨 이유로도 말살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10월 유신은 국민을 위한 체제가 아니라 박대통령의 종신 집권을 위한 체제였습니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보호해야 할 의무와 책임은 있어도 말살할 수 있는 권한은 누구로부터도 받을 수도 없고 줄 수도 없는 것입니다. 체제 반대 민주회복의 소리가 높아지자 긴급조치 9호가 발동된 것입니다. 수없이 많은 사람이 구속되었습니다. 이 불은 영원히 꺼지지 않고 계속 타고 번져 나갔습니다. 정보부장으로서 파악한 바에 의하면 유신체제를 유지하려면 정부와 국민간에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집니다. 이승만과 박대통령을 비교하면 이승만은 그만둘 때 그만둘 줄 알았으나 박대통령은 많은 국민이 희생되더라도 끝까지 방어를 해낼 사람으로서 그만둘 사람이 아닙니다. 본인은 이를 알기 때문에 유신의 지주역할을 담당한 사람이지만 더이상 방관할 수 없어 뒤돌아 서서 그 원천을 두드려 부순 것입니다.
10.26 혁명의 목적은
1) 자유민주주의 회복,
2) 국민의 보다 많은 희생을 막고,
3) 적화 방지(건국이래 미국과의 관계가 가장 나쁘다),
4) 민주 회복으로 미국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국방,외교,경제상 국익 도모,
5) 국제 사회에서 독재 국가라고 저상된 명예를 회복하고 국제 사회에서 한국인의 명예를 회복한다.
그런데 위 모두가 10.26 혁명 결행으로 해결이 보장되었습니다. 한마디 확실히 말할 것은 나는 결코 대통령이 되려는 생각이 없습니다. 나는 군인이요, 혁명가이고, 군인이 정권을 잡으면 독재자가 될 우려가 있습니다. 내가 독재를 마다하고 혁명한 사람이 다시 독재의 요인을 만들겠습니까? 나는 개인의 의리를 배반하고 대통령 무덤 위에 올라갈 정도로 도덕관이 그렇게 타락되지 않았습니다. 혁명의 결행은 성공했으나 혁명 과업은 수행 못했습니다.
이 나라에는 5.16 이후 19년 동안 많은 쓰레기가 꽉 들어차 있습니다. 이런 쓰레기 위에 자유민주주의가 회복을 한다면 출발과 동시에 자유민주주의가 또 곤욕을 치르게 되고 나아가서는 자유민주주의가 나쁘다는 애매한 수모를 먹게 됩니다. 이런 쓰레기를 설거지 않고 어떻게 사회 정의가 살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6.3 사태는 이 사태 진압을 위해 서울에 계엄군을 이끌고 왔기 때문에 그때 사정을 잘 압니다. 6.3 데모가 일어난 것도 자유민주주의를 철저히 했기 때문에 일어난 게 아니고, 오히려 4대의혹사건과 같은 비민주주의적인 일을 했기 때문에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고 악순환 한 것입니다. 4대 의혹 사건 자체도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었습니다.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여 수없이 많은 돈을 치부하고도 지금가지 이를 책임진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또 그때 치부한 돈이 한푼도 회수 되지 않았습니다. 이를 설거지 하지 않고서야 혁명과업을 완수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이나라에 핵심이 없습니다.
이 상태가 가장 어려운 상태이고 가장 위험한 상태입니다. 4.19 같이 주인이 없습니다. 4.19 후와 같이 힘쎈 놈이 덤비게 되고 그렇게 되면 악순환이 또 옵니다. 이를 막는 것은 오로지 민주회복 혁명을 지도한 저만이 할 수 있습니다. 자유를 회복해 놓고 새로운 정권에 대해서 군 수뇌부와 협의하여 그 정권을 보호하여 민주당 정권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것이 내 생각입니다. 건국이래 지금까지 한 번도 평화적 정권교체가 된 적이 없었습니다. 4.19, 5.16 등 악순환이 거듭되었습니다. 이런 악순환을 언제까지 가게 하겠습니까? 정권을 순리적으로 넘어가게 하는 것을 토착화하려고 생각한 것입니다.
최대통령에게 말씀드립니다.
자유민주주의가 대문 앞에 와 있는데 문을 열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 때문에 절대 혼란은 오지 않습니다.
자유당 때는 부정선거 국민의혹사건 때문에 혼란이 왔었습니다. 지나치게 급격한 변화가 문제는 되겠지만, 혁명과업은 3~5개월이면 충분합니다. 오히려 빨리 민주회복을 하지 않고 천연하면 내년 3,4월에 민주회복 운동이 일어나서 큰 문제가 될 것입니다.
입법부에 말합니다.
진정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라면 국민의 갈망을 받아들여 10.26 민주혁명을 지지 결의하여야 한다고 봅니다. 만약 이렇게 하지 않고는 민주회복이 되고 난 후에 자유민주회복을 위해 무엇을 했느냐 물어 보고 싶습니다. 긴급조치 해제 건의는 지엽적인 것입니다. 더 긴급한 것은 자유민주회복뿐이고 자유회복 결의가 더 원천적인 결의인 것입니다. 나는 모든 것을 체념하고 가만히 눈감고 생각하면 내 혁명이 원이이 되어 혼란이 오고 국가마저 흔들릴까봐 큰 걱정입니다. 최대통령께 지금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감상에 사로잡히지 말고 나를 끌어내어 이와 같이 혁명과업을 수행합시다. 국가를 반석 위에 올려놓읍시다. 진정 나라를 생각한다면 이성으로 돌아가 냉혹하게 정치현실을 판단해야 합니다.
심판관 님께,
재판장 님께,
연일 공판에 매우 피곤한데도 장황한 이야기 경청해 주어 고맙습니다. 마지막 하직해도 고마움 간직하겠습니다.
자유민주주의 호복을 20~25년 앞당겨 놓았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나는 갑니다. 자유민주주의 만발을 보지 못하고 가는 것이 유감스러울 뿐입니다.
대한국민의 앞날에 자유 민주주의가 만발하기를 기원합니다.
10.26 민주회복 국민혁명 만세!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만세!
세상을 하직하고 감녀서 자유민주주의 회복을 보지 못하고 가니 한입니다. 그러나 모든 것 기약되었으니 웃으며 갈 수 있습니다. 나에게 소신에 의한 행동이니 그에 알맞은 형벌을 내려 주십시오. 끝으로 나의 부하들은 착하고 순한 양 같은 사람들입니다. 무조건 복종했고 선택의 여유나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저 하나가, 중앙정보부장 지낸 사람이 총책임지고 희생됨으로써 충분합니다. 저에게 극형을 주고, 나머지는 극형만 면해 주도록 부탁합니다. 특히 박대령은 단신이라 가슴 아픕니다. 매우 착실하고, 결백하며, 가정적인 사람입니다. 청운의 꿈이 있던 사람입니다. 군에서 곤란하다면 여생을 사회에서 봉사할 수 있도록 극형을 면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재규 2심 군법재판 최후진술 전문 (1980년 1월 24일)
최후의 기회이기 때문에 나의 진실을 말하고자 합니다.
이 나라에 있어서 자유민주주의 혁명은 필연적인 것이고, 그것이 바로 10.26 민주 국민혁명인 것입니다. 나는 정보부 책임자로서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7년 이라는 유신체제의 억압이 계속되는 사이에, 국민의 유신체제의 폭압에 대한 누적된 항거의식은 전체 국민사이에 팽배해 있었습니다. 작년의 부산과 마산사태는 그러한 국민적 항거의 표본이었고, 삽시간에 전국의 5대 도시로 확살될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4.19혁명의 마지막 순간에, 국민의 회생을 뒤늦게나마 염려하여 하야할 것을 결심하였으나, 박정희 대통령은 이승만 대통령과는 다릅니다. 그는 끝까지 권력을 유지하려 했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수의 생명이 희생될 것임이 명약관화하였습니다. 나는 부마사태의 본질과 그것의 전국에로의 확산될 조짐을 박대통령에게 보고했으나, 박대통령은 국민의 항거가 거세지면 스스로 저항하는 국민에 대해 발포명령을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10.26 사태가 없었더라면 과연 그 결과가 어떠하였겠습니까? 우리에게는 다른 길이 없었습니다. 더이상의 길이 없었습니다. 박대통령은 나 개인에게 있어 사적으로 친형제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나는 나의 개인적 정분을 야수와 같은 마음으로 끊었습니다. 나는 처음부터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하여 나의 생명을 독재체제와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각오하였습니다. 민주화의 과정에서 희생은 불가피한 것이었고, 그 희생을 줄이는 것이 나의 대의였습니다. 생명은 고귀한 것이며, 똑같은 것입니다. 많은 사람을 희생시키는 것보다 한 사람의 생명을 희생시킬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유신체제는 그 자체가 꽉 짜여진 억압과 폭력의 조직이었기 때문에 그것을 풀 수 있는 길이 없었습니다. 구멍이 없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살아 있는 한 지속시키려 했을 것입니다. 자신의 생명을 걸지 않고는 그 누구도 그 것을 타파하고 민주주의를 회생시킬 수 없었습니다. 긴급조치로 학생을 묶었고, 김영삼 신민당 총재를 제명하고, 또 구속 기소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야당이 설 땅이 없었습니다. 모든 출구는 막혀 있었습니다. 주변은 깜깜한 절벽이었습니다. 민주주의는 찬성과 반대가 있어야 합니다. 99% 대통령 선거가 있을 수 있는 것입니까?
군인 여러분이 보는 눈은 지극히 국한되어 있습니다. 좁은 시각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군이 하는 일은 정치입니다. 그러나 나라의 정치를 좁게 보아서는 안됩니다. 재판이 잘못되고 민주주의를 천연하면 혼란이 옵니다. 혼란이 와서 나라가 위태하면 김재규가 그렇게 만들었다고 할 것 아닙니까? 이것은 모두에게 불행한 일입니다. 내가 내 스스로 나의 목숨을 끊을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10.26 사태는 오로지 나의 책임하에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 누구와도 사전이나 사후에 모의한 바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 모든 것이 나의 책임입니다. 정승화 총장도 책임이 없습니다. 다만 내가 불러들였을 뿐입니다. 이 사건과 관련 정승화를 문책해서는 안됩니다. 김계원 비서실장도 아무런 책임이 없습니다. 김계원 비서실장과 나는 개인적으로는 형님, 동생하는 처지입니다. 여러분이 만약 그 자리에 있었다면 어떻게 할 것입니까? 그어게 사형이란 말도 안됩니다.
유신처제가 박정희 대통령의 죽음으로 무너지듯이 10.26 사태는 내가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납니다. 그 모든 영예도 비판도 나의 책임입니다. 내 나이 56세, 병든 몸입니다. 나에게 만약 죄가 있다면, 나는 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용의가 있습니다. 죽음을 두려워할 만큼 어리석지 않습니다. 내 부하와 불쌍한 가족들을 각별히 처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10.26 사태의 처음이요, 전부요, 끝인 것입니다. 오직 나의 책임인 것입니다. 법리의 차원을 떠나서 역사적 관점에서 심판하십시오.
김재규 최후 진술 전문 및 육성입니다.
'이것저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들이 이재명을 응원하는 이유 (0) | 2016.12.07 |
---|---|
이수정 교수의 '세금' - 말하는대로 中 (1) | 2016.12.03 |
손석희 트리플킬 [박원순, 노회찬, 전원책] (0) | 2016.11.27 |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의 원리 및 가이드 (0) | 2016.11.25 |
[양세형의 숏터뷰] 강성태 편(수능편입니다) (0) | 2016.11.11 |